2025년 봄, 경남 창녕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단기간에 광범위한 피해를 남기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 산불은 단순한 실화 수준을 넘어 기상 변화와 기후변화의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건조한 날씨와 강풍, 고온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화재 확산 속도와 피해 규모를 키웠습니다. 본 글에서는 창녕 산불의 발생 원인을 상세히 분석하고, 최근 기후 및 기상 조건이 산불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2025년 창녕 산불 개요 및 발생 원인
2025년 3월 중순, 경상남도 창녕군의 한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은 인근 마을과 농경지, 산림 지역을 빠르게 덮치며 대규모 피해를 초래했습니다. 이 산불은 36시간 이상 진화되지 못한 채 확산되었으며, 총 피해 면적은 약 540헥타르에 달했습니다. 인근 주민 수백여 명이 긴급 대피했고, 일부 주택과 시설물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초기 조사 결과, 해당 산불은 한 농민이 논밭 주변의 잡초를 태우는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른바 ‘논밭두렁 태우기’는 전통적으로 병해충 방제 및 잡초 제거를 목적으로 행해져 왔으나, 기상 조건이 악화된 시기에는 매우 위험한 행위가 됩니다. 당시 창녕군 일대는 건조특보가 내려진 상황이었고, 바람 또한 평균 풍속 7m/s 이상의 강풍이 불어 화재가 순식간에 확산될 수 있는 조건이었습니다. 또한 지역 내 산림관리 시스템의 한계와 초기 대응의 미흡도 산불 확산을 부추긴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초기 소방 인력과 장비 부족, 진화 헬기 출동 지연 등은 피해 면적을 줄이지 못하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실수’로만 보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이며, 반복되는 산불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제도적 대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기후변화와 산불 위험 증가
창녕 산불은 단순한 계절적 현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기후변화 흐름 속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2020년대 들어 한반도 남부 지역은 겨울과 봄철에 예년보다 적은 강수량과 높은 평균기온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산림 지역의 수분 부족과 잔가지 건조를 유발해 산불 발생 위험을 극대화시키고 있습니다. 2025년 1~3월 기간, 경남 지역은 평년 대비 강수량이 약 45% 감소했고, 평균기온은 1.7도 이상 높게 측정되었습니다. 이런 기상 조건은 산림의 수분 함량을 급격히 낮춰 작은 불씨도 쉽게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요인이 됩니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관측되는 현상으로, 산불 시즌이 길어지고 빈도 또한 증가하는 추세와도 연결됩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리스크가 2030년까지 50%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한반도 역시 이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창녕 산불은 이러한 세계적 흐름을 국내 현실로 체감시켜 준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역 단위의 기상 예보 정확도와 산불 조기경보 시스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산림청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흡수원 확대'와 더불어 ‘산불 예방형 산림 구조 전환’ 정책을 추진 중이나, 아직 현장 적용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역 주민의 인식 개선과 기상 변화에 맞춘 농업 행태의 변화가 병행되어야 실질적인 산불 예방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건조주의보와 강풍 특보의 복합 영향
2025년 창녕 산불의 또 다른 핵심 요소는 바로 ‘기상 특보의 복합 작용’입니다. 사건 당시 창녕 일대에는 건조주의보와 강풍주의보가 동시에 발효되어 있었고, 이 두 조건은 산불의 발화와 확산에 매우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건조주의보는 상대 습도 35% 이하의 상태가 지속될 때 발령되며, 산불 발생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지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창녕군은 해당 기간 내내 습도 25% 이하의 초건조 상태를 보였으며, 이는 낙엽, 가지, 초목 등이 불에 쉽게 탈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합니다. 여기에 더해 강풍주의보는 풍속 초속 8~12m 이상일 때 내려지며, 불씨가 공기 중으로 확산되어 대규모 화재로 번질 위험을 동반합니다. 이 두 조건이 동시에 충족된 상황에서 불씨 하나는 수십 미터를 뛰어넘어 새로운 화점(hotspot)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소방청 보고에 따르면 창녕 산불 당시 불꽃이 최소 50m 이상 날아가면서 주변 산림에 동시다발적으로 불이 번졌으며, 소방력 투입이 늦어지며 피해가 커졌습니다. 또한, 현재의 기상특보 시스템이 단순한 알림 수준에 머물고 있어 실질적인 현장 대응으로 연결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건조·강풍 복합 특보가 발령되었을 경우, 해당 지역에서의 화기 취급 금지, 논밭두렁 소각 전면 금지 등의 강제적 조치가 법제화되어야 하는 시점입니다. 지금과 같은 자율권 위주의 시스템으로는 유사한 산불 사고를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2025년 창녕 산불은 단순한 부주의가 아닌, 기후변화와 복합 기상 조건, 그리고 제도적 허점이 맞물려 발생한 복합 재난입니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 그리고 여전히 이어지는 인재성 실화는 언제든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기상 예보 체계 강화, 주민 교육, 법적 대응 강화가 동시에 필요하며, 우리 모두의 인식 전환이 절실히 요구됩니다.